속초 SHLTR 카페｜바다를 품은 블랙 감성 건축, 디저트가 예술이 되는 공간
예술 한 조각과 바다 한 잔, 쉼을 위한 공간
요즘은 여행지를 고를 때 맛집보다 카페를 먼저 검색하는 편이다. 조용하고 멍 때리기 좋은 공간, 조금은 특별한 디저트를 파는 곳, 무엇보다도 ‘기억에 남을 만한’ 분위기가 있는 곳이 좋다. 이번 속초 여행에서도 그런 곳을 찾았다. 이름부터 독특한 이곳, SHLTR (쉘터).
무채색의 미학, 블랙으로 지은 건축
카페 외관을 처음 봤을 때 느낌은 딱 이랬다.
‘와, 정말 멋지다. 여기 뭐야?’
전체가 블랙톤으로 구성된 이 건물은 속초의 하늘과 바다를 배경 삼아 당당하게 서 있었다. 계단형 구조와 입체적인 디자인, 그리고 불필요한 장식을 덜어낸 간결함이 오히려 압도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주차는 건물 앞 공간에 할 수 있었고, 길가에서 보는 뷰 자체도 그림 같았다.
입구로 향하는 길엔 곡선형 복도가 이어지는데, 벽면과 천장이 이어지는 곡선 라인 아래로 작은 돌정원과 나무들이 자라나는 모습이 정말 인상적이었다. 마치 외부에서 내부로 스며드는 자연 같았달까.
카페에 들어가기도 전에 마음이 고요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디저트를 ‘감상’하는 곳
안으로 들어서면 바로 보이는 주문 카운터와 디저트 쇼케이스.
보통은 디저트를 ‘고른다’고 말하지만, 이곳에선 정말 ‘감상한다’는 표현이 더 어울릴 정도로 정갈하고 예술적으로 진열되어 있다.
각각의 디저트는 속초나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으로 구성돼 있었는데, 설명을 읽는 순간 내가 그 지역을 여행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나는 대표 메뉴로 보이는 ‘설터’, 그리고 ‘속초아이’, **‘울산바위’**를 골랐다.
- **설터(SHLTR)**는 카페 건물을 그대로 모티브로 만든 디저트로, 무스와 흑임자, 마스카포네 치즈가 층층이 어우러져 있었고 위에는 석재 조각처럼 생긴 장식들이 올라가 있었다. 먹기 전부터 무너뜨리기 아까울 만큼 완성도가 높았고, 맛은 고소하고 진했다.
- **속초아이(Sokcho Eye)**는 속초 대관람차를 그대로 초콜릿 조형으로 표현해낸 디저트. 바닐라빈과 피앙코 초콜릿의 부드러운 조합에 상큼함이 더해져 있었고,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디저트였다.
- **울산바위(Ulsan Bawi)**는 산 능선을 그대로 빚어낸 듯한 고운 디저트였는데, 밀크초콜릿과 홍차 풍미가 조화롭고 깊었다.
진짜 단순히 맛있다는 말로는 설명이 부족했다.
디저트를 보는 순간, 그리고 먹는 순간, 감정과 분위기까지 함께 전달받는 기분이 들었다.
커피도 빠질 수 없지
디저트가 이 정도인데 커피는 어떨까 싶었는데, 기대 이상이었다.
이곳의 블렌딩 원두 이름도 감성 그 자체.
나는 ‘고요한 어둠’이라는 블렌딩을 사용한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는데, 설명을 보니 구운 토스트, 옥수수, 보리, 카라멜, 버터의 향이 느껴지는 조합이라고 쓰여 있었다.
실제로 마셔보니 정말 이름처럼 부드럽고 조용한 향이 퍼지듯 입 안에 감돌았다.
디저트와 함께 마시기 딱 좋은 커피였다.
바다가 창이 되는 순간
2층으로 올라가면 정말, 이곳을 선택한 이유가 분명해진다.
바다를 마주한 넓은 통창이 전면에 펼쳐져 있고, 그 앞에 검정색 톤의 벤치형 좌석들이 놓여 있다.
누가 무슨 말이라도 한 듯 조용한 분위기.
창밖으로는 속초의 잔잔한 파도와 하늘이 눈 앞에 펼쳐진다.
무엇을 하지 않아도 좋은 공간.
커피 한 잔, 디저트 한 조각, 그리고 그저 바라보는 바다.
그게 이곳의 전부이자 전부 이상이었다.
이런 분들께 추천해요
✔ 속초에서 감성적인 바다뷰 카페를 찾고 계신 분
✔ 사진 찍기 좋은 곳, 예쁜 디저트를 좋아하시는 분
✔ 조용한 분위기에서 힐링하고 싶은 분
✔ 건축미가 있는 공간을 좋아하는 분
속초는 꽤 많은 카페들이 있지만, 이곳만큼 감각적이고 특별한 공간은 흔치 않을 것 같아요.
‘잠시 머물러 가기 좋은 곳’, 이란 표현이 딱 어울리는 SHLTR.
바다 앞에 숨어있는 이 흑색의 쉼터에서, 저만의 감정 하나를 조용히 남기고 나왔습니다.
📍 SHLTR (쉘터) 카페 정보
- 위치: 강원도 속초시 ○○로 ○○
- 운영시간: 오전 11시 ~ 오후 7시
- 휴무: 매주 월요일, 화요일
- 1인 1음료 필수 / 디저트는 별도 구매
- 바다뷰 자리: 2층 창가 (운 좋으면 노을도 보여요!)